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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기고] 도심항공교통 팀 코리아, 도심 하늘길 연다

<기고문, 헤럴드경제(’20. 6. 25.(목)) 게재>

도심항공교통 팀 코리아, 도심 하늘길 연다

손 명 수(국토교통부 제2차관)

지난 몇 년 사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율차는,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자동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순식간에 바꿔 놨다. 그리고 이제는 ‘승객을 태운 드론’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0’에서는 다양한 도심항공용 기체가 등장해 큰 인기를 받는 동시에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개념이 심각한 교통정체로부터 인류를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왔다.

사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그동안 안전성과 경제성 문제에 부딪혀 상용화되지는 못했지만, 드론택시의 개발은 계속돼 왔다. 이제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200여 개가 넘는 기체들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 중이다.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우버는 미국 LA・달라스, 호주 멜버른을 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올해부터 시험비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2023년부터는 정식으로 상용화해 세계 여러 지역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도심항공교통 생태계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 시대가 본격화되면 도심 외곽의 공항에서 주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던 항공의 영역이 도심 속,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동 시간은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고 안전성과 편의성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탄소배출도 없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손꼽힌다. 또 한 번의 교통혁명을 가져올 도심항공교통은 이처럼 장점이 다양한 만큼, 오는 2040년이면 세계 시장 규모가 7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도심항공교통 선점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5년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서비스 최초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도심항공교통의 현실화를 위해 비행 노하우 축적을 위한 시험·실증 지원과 합리적 수준의 안전기준, 정부 주도의 조종방식 탐색과 인프라 기준 등 제도적·정책적 지원 방안 등을 로드맵에 담았다.

그리고 어제는 로드맵의 이행을 도울 정책공동체인 ‘도심항공교통 민관협의체(UAM Team Korea)’를 발족하고, 참여기관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이 협의체는 하나의 팀이 되어 도심의 하늘길을 개척하고 새로운 교통혁명을 이끌어 갈 것이다.

업계와 지방자치단체는 인프라와 주민수용성 기반을 다지고 대학은 중장기 전문인력 기반 확보에 나선다. 유관 공공기관은 항공‧통신‧자격‧건설‧전력‧도시‧교통・공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각각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 도심항공교통의 생태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특히, 2025년 상용화 이전에 반드시 필요한 국내 여건에 맞는 한국형 운항 기준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민관합동 대규모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의 단계별 검증 시나리오와 요구 등을 함께 설계하고 추후 실증 사업에도 동참하게 된다.

도심항공교통이라는 새로운 시스템과 이를 위한 인프라를 어디에, 얼마나 구축할지에 따라 도시의 교통 체계는 달라질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나 선진국에 비해 기술 개발은 한발 늦었지만, 우리가 세계 최초로 국가적 차원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민관 협의체를 만든 이유다. 특히, 아직 세계적으로 뚜렷한 표준이 없는 만큼,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세계를 선도한 K-방역처럼 K-UAM도 성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1900년까지만 해도 뉴욕 맨해튼 도로의 주인이었던 마차가 자동차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 년에 불과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사이 도심의 하늘길이 얼마나 넓어질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이미 도심항공교통 시대를 향한 변화는 시작됐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UAM Team Korea’가 주축이 돼 한국형 도심항공교통을 하루빨리 현실화하고, 우리나라 미래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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