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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기고] 전세버스 안전강화, 행복한 나들이의 시작(2018. 10. 18.)

<기고, 아시아투데이(2018. 10. 18)>

전세버스 안전강화, 행복한 나들이의 시작

김 정 렬(국토교통부 제2차관)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온 산에 가을을 수놓으면서 전국의 명산에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들도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중이다. 가을이 절정에 이를수록 단풍관광이나 여행을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도로의 차량 증가로 이어져 교통사고의 발생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에만 3만 800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799명이 사망했다.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증가 현상은 해마다 비슷하다. 2015년과 2016년만 보더라도 10월과 11월에 발생한 교통사고가 연평균 대비 각각 6%, 10%나 높았다. 특히 전세버스 교통사고 빈발 현상은 더욱 확연하다. 최근 5년간 전세버스 교통사고 5667건 중 1131건이 10~11월에 발생했다. 이는 연평균과 비교해 봤을 때 20.2%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전세버스 등록 대수는 전체 버스운송사업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통근과 통학 등 활용 분야도 확대돼 버스 이용 수송 인원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전세버스를 이용할 만큼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행락철에는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까지 단체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전세버스를 이용한다.

이처럼 많은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전세 버스는 한 건의 사고로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정부도 이를 잘 알기에 ‘사업용 차량 교통안전 강화대책’, ‘사업용 차량 졸음운전 방지대책’ 등을 마련해 업계와 함께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운영 중인 졸음쉼터 230여 곳의 시설을 개선하고 70개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전방추돌경보시스템과 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을 위한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업계도 교통안전체험교육 이수 대상을 확대하고 프로그램 내실화 등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정부와 업계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근절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북 칠곡군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주행 중이던 전세버스가 전소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탑승자 모두가 안전하게 대피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추석 연휴에는 만취 상태의 무면허 운전기사가 귀성객을 태우고 4시간 넘게 고속도로를 달리다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전세버스 운행이 많아지는 가을 행락철을 맞아 다음 달 초까지 전국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교통안전 특별합동 점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나들이에 많이 이용되는 전세버스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대형교통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교통안전에 치명적인 재생 타이어 사용, 불법 구조변경 등 안전기준 준수 여부와 좌석 안전띠 정상 작동, 비상 망치 비치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더불어, 무자격 운전자, 음주운전 여부 등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전세버스 관련 전반적인 안전관리 강화도 함께 추진한다. 위험 운전이나 차량고장 등의 상황 발생때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알림이 가능한 디지털 운행기록 시스템을 개발·구축해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도울 계획이다. 15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운행기록 장치 점검센터를 설치해 차량 상태 점검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전세버스 업체의 교통사고지수, 사고 이력 등 교통안전 정보를 반기별로 국민들에게 알려 운수업체 스스로 안전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다. 영상기록장치 설치도 의무화해 교통사고 발생때 빠른 상황 파악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차량을 보유한 전세버스 사업자의 경우 교통안전 담당자를 반드시 지정하도록 법령 강화도 추진 중이다.

전세버스 교통안전 강화대책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부와 업계의 제도와 시스템 개선 노력, 운전자의 안전운전, 시민들의 성숙한 교통안전 의식이 함께할 때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앞으로 이 네 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우리의 나들잇길이 더 안전하고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가을이 그 시작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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