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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고] 제주의 미래 위해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하루빨리 모아지길

<기고문, 중앙일보(’20. 9. 14.(월) 게재>

“제주의 미래 위해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하루빨리 모아지길“

손 명 수(국토교통부 제2차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멈추었고, 일상의 이동도 조심스러워졌다. 그러나 이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될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주공항은 여전히 붐비고 있고 앞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공항은 국내선 비중이 90%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제주공항은 저시정, 잦은 윈드시어, 측풍 등 불리한 기상여건으로 인해 무리한 용량 증대시 안전확보가 곤란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효율성이 최대인 가장 혼잡한 공항으로 악기상, 복행 등으로 인해 빈번한 출·도착 지연으로 이용객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 제주도민들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80%이상이 제주의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혼잡한 제주의 공항인프라 확충 해법은 무엇일까? 언뜻 현재의 제주공항 활주로 옆에 활주로를 하나 더 놓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 제주공항은 바다와 시가지로 둘러싸여 있다. 이미 발달한 시가지 쪽을 제외한다면 바다쪽에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바다를 매립해야 한다. 대규모 해안매립으로 심각한 해양생태계 훼손이 우려되는데다, 수많은 상가와 주택은 물론 혐오시설인 하수종말처리장까지 이전해야 하는 등 어려운 숙제가 산적하다. 게다가 현 제주공항 활주로는 동서방향으로 놓여있어 남북으로 부는 측풍에 취약한데, 똑같은 방향으로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든다 한들 이런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는다.

동서방향이 문제라면 이미 남북으로 설치된 보조활주로를 활용하는 방안은 어떨까? 우선, 길이가 짧아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하기 어렵다. 활주로를 연장하더라도 바다 쪽으로 길게 연장해야 하니 해양매립문제도 똑같다. 무엇보다 십자형 활주로는 11자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제가 어렵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듯 기존 제주공항을 활용하는 것은 비용은 차치하고서라도 환경, 안전 등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 기존공항 활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른 곳에 새로운 공항을 만들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관제, 안전, 환경,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입지검토 끝에 현재의 제2공항 부지를 선정한 이유다.

많은 도민들께서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면 장래 수요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동안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였고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 같다. 최근 정부는 도민 이해를 돕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주관한 7차례의 연속토론회에 참석하였다. 앞으로도 기존공항 확장 가능 여부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 기회를 추가로 가지려 한다.

이번 토론이 기존공항 확장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고, 제주도와 도민들의 합리적 판단을 돕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제주 제2공항은 1990년대부터 제주도민들의 염원에서 시작되었다. 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와 도민의 지지가 없으면 추진하기 어렵다.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위해 도민의견이 하루빨리 모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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