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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기고] SOC 디지털화, 미래를 위한 준비

<기고문, 헤럴드경제(’20. 11. 26.(목) 게재>

SOC 디지털화, 미래를 위한 준비

손 명 수(국토교통부 제2차관)

2020년,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인류 역사에 또 하나의 아픈 기억으로 기록될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비대면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일상이 됐고, 기존 산업과 경제 질서에도 디지털화로의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수많은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비대면 경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고, 이미세계 주요 경제국들은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디지털화를 향후 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 등에 기반을 둔 신형 인프라 건설에도 적극적이다. 일본 역시, ‘새로운 일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디지털 행정 도입과 지방 도시 스마트화에 정책의 방점을 뒀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래전략으로 삼았던 디지털화를 더욱더 광범위한 분야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 역시 한편으론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미래의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한국판 뉴딜’을 선언하고, 그 핵심 축 중 하나로 사회기반시설(SOC)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로, 철도 등의 SOC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성과 편의성을 보장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SOC에 ‘디지털 옷’을 입히는 이 사업은 크게 투 트랙으로 추진된다. 하나는 교통이나 수자원 등의 핵심 시설들을 재해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시를 디지털화하고 스마트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쪽으로 진행된다. 2025년까지 총 10조 원이 SOC 디지털화에 투입될 계획으로 이를 통해 19만3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양한 연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먼저, 도로, 철도, 교량, 비탈면 등의 시설물에서 진행되는 구조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사물 인터넷 센서를 부착한다. 그리고 여기서 수집되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선제적인 사고 예방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예정이다. 또한, 하천·터널에 CCTV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원격제어 및 자동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장마와 폭우, 화재 등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동의 새로운 미래를 열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한 준비에도 나섰다. 전국의 주요 도로에 차량과 사물 간 원격통신이 가능하도록 기지국과 센서 등을 설치하고 3차원 입체정밀도로지도를 만들어 차량-도로-차량 간 협력주행체계를 2027년까지 구축해 세계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공항과 물류 서비스에도 스마트 운영기법을 도입해 미래의 일상을 한발 앞서 준비할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전국의 모든 공항에 비대면 탑승수속시스템을 구축해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는 동시에 비행기를 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로봇과 드론 배송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시범도시와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 물류센터를 전국에 확충해 물류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물류산업 종사자분들의 근무 여건도 개선해나갈 것이다. 국민들께서 지금보다 더 신속한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게 됨은 물론이다.
우리는 그동안 쉼 없이 다양한 SOC를 건설해왔다. 이제는 도로, 철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SOC가 디지털이라는 새 옷을 입고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의 강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SOC 디지털화을 통해 우리 주변의 SOC가 훨씬 더 안전하고 편리하고, 똑똑해져 가는 과정을 국민들께서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SOC 디지털화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오늘의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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