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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기고] 국토위성이 열어갈 스마트 국토관리 시대

<기고문, 헤럴드경제(`21. 4. 8.(목) 게재>

국토위성이 열어갈 스마트 국토관리 시대

윤 성 원(국토교통부 제1차관)

1957년 10월 4일,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 1호’의 발사 소식에 세계인들은 깜짝 놀랐다. 러시아어로 ‘길동무’, ‘동반자’를 의미하는 스푸트니크 위성은 96.2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며 “삐…삐…”소리를 전 세계로 송신했고 이 신호음을 시작으로 우주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그 후로 인류는 지금까지 우주선과 탐사선을 포함해 1만 대가 넘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위성의 수는 약 2,800개에 달하고, 이 중에서 국토위성과 같이 지구관측을 목적으로 하는 위성이 약 70%를 차지한다. 미국, 유럽 등 위성개발 선진국들은 지구자원탐사를 위한 ‘랜드셋(Landsat)’과 같은 위성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해 운용 중이고 세계적인 민간 기업들 또한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위성 제작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 투자를 시작해 현재 대부분의 핵심부품에 대한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위성영상 분석 및 활용기술 개발 등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22일, 우리나라 최초의 국토위성이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성공리에 발사됐다.

지난 2015년 개발에 착수한 이래, 약 6년간의 노력 끝에 발사에 성공한 ‘국토위성 1호’는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재난 관리 등 다양한 공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정밀 지상관측용 위성이다. 앞으로 6개월간의 초기 운영과정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공공 및 민간에 위성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위성을 활용한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못했다. 북한과 비무장지대 등 접근이 제한됐던 지역 또는 남‧북극 지역의 공간정보 구축 과정에서 다른 나라나 외국 업체의 위성 영상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원하는 지역의 공간정보를 신속·정확하게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토위성 1호와 내년에 발사할 국토위성 2호를 통해 최신 영상을 확보할 수 있어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영상을 보다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토위성 1호’는 매일 하루에 두 번씩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우리 국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게 된다. 항공기로 접근이 불가하거나 사진 촬영이 힘든 지역에 대해서도 차량의 종류까지 식별이 가능한 50㎝급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게 되는데, 이러한 영상을 위치정확도가 최대 1m급의 고품질로 가공해 공공과 민간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토위성이 촬영하고 수집·가공한 공간정보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과제인 ‘디지털 트윈국토’의 구축과 미래 ‘스마트시티’의 운영을 위한 기초자료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울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지형‧지물 및 기반시설 등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체계적인 국토관리를 구현하고,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무엇보다, 홍수·산불·산사태 등 각종 재해와 재난이 발생한 지역의 위성영상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된 만큼,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역시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위성이 제공하는 영상을 통해 피해지역의 위치와 범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복구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확진자 동선 추적 시스템과 마스크 재고 지도 앱 등 공간정보를 활용한 기술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왔다. 이렇듯 공간정보는 다른 산업, 서비스와 융·복합을 통해 앞으로 더욱 쓰임이 확대될 것이고 그 중요성 또한 커질 것이다. 국토위성이 수집한 다양한 정보가 공간정보의 근간이 됨은 물론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주위를 맴돌고 있는 우리 국토위성이 국토정보 플랫폼의 핵심 인프라로 국토의 건강한 발전과 신산업의 성장을 힘차게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국토위성이 열어갈 스마트 국토관리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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