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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세계는 공간정보 개방 물결 … '기회'를 잡아라(2016. 1. 5.)

여러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과 융합을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 IT융합기업 아마존이 택배 배송에 활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산업 적용이 시작된 무인항공기(드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국은 드론 규제를 완화하면서 융합 산업발전 환경 조성에 나섰다. 2023년 무인항공기 시장은 125억달러로 전망된다. 재난감시, 구호, 시설물 관리 등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무인항공기보다 더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 공간정보 영역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면서 공간정보 산업은 급성장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데이터가 공간이라는 틀 안에 들어오면서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공간 정보의 개방과 활용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연방지리정보위원회(FGDC)는 지난 2011년 국가공간정보 유통포털인 GOS를 개량해 데이터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16만4000건의 데이터를 개방하고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피드백 제도를 도입해 활용 중이다.

영국 역시 영국국립지리원을 통해 2011년부터 주소·지도·우편코드 정보를 공개하고 지난해 월 2만6000여건의 메타데이터를 개방하는 등 공간정보 무상공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간정보 무상 제공 시스템 개편, 통합 포털사이트 구축 등 공간정보 개방 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올해부터 3억여건의 고급정보를 공개한다.

정부와 민간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구축한 공간정보는 그동안 특정 분야에만 활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국가공간정보포털’에서 국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민 누구나 손쉽게 부동산거래나 신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공간정보 유통 채널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조회하고 내려받기가 복잡했다. 11개 이상의 공간정보 채널에서 각자 운영됐기 때문이다.

공간정보 허브기능을 담당하는 포털은 부동산정보나 웹·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채널별로 최신 정보의 차이가 있던 것이 완전히 해소됐다.

국가공간정보센터와 연계하는 124개 공간정보 보유기관의 공간정보도 국민에게 확대 개방된다. 다양한 분야 간 융합이 있어야 가능한 창의적인 사업 기회를 뒷받침하기 위해 66개 기관과 양방향 연계도 진행한다.

지도상에서 부동산, 도로, 교통, 재난방재에 대한 현황검색과 내려 받기가 가능하다. 각 개인이 개발한 공간정보 서비스도 지도상에 표현하여 거래할 수 있다. 국가 공간정보 통합포털을 통해 서비스되는 공간정보 오픈마켓은 세계에서도 최초이다.

해마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구축해 놓은 공간정보의 자원창고가 이제 완전히 개방됐다. ’기회와 혁신의 문’이 열린 것이다.

공간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도 탄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택시다. 과거 오프라인 산업으로만 인정받던 콜택시 업계가 위치기반 공간정보를 활용해 새롭게 재편됐다. 기존 오프라인 업계뿐 아니라 인터넷업체가 다수 시장에 뛰어 들었다. 공간정보로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이뿐 아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실내 내비게이션도 대표적이다. 과거 내비게이션은 지상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 내부 시설이 복잡한 대규모 쇼핑몰이 생기면서 지하 공간정보를 활용한 지하 내비게이션이 각광 받는다. IoT 기반 네트워크와 다양한 방법으로 취득된 공간정보 빅데이터가 융합되면서 정체된 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영국 서식스대학 경제학 교수인 마리아나 마추카토는 ’기업가형 국가’에서 신산업을 위한 주요기술에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공재의 적절한 활용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가정신이라 강조한다.

기업가정신과 공간정보는 적시적소의 활용과 창의적 발상의 결합으로 놀랍게 변신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나서서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것을 보고 싶다. 기업가정신으로 중무장하고 고착화 된 현실을 깨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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