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국토관리청

보다나은정부
검색영역열기
통합검색

여론광장

  • 특정개인·단체(특정종교 포함) 등에 대한 비방, 욕설·음란물 등 불건전한 내용, 홍보·선전·광고 등 상업적인 게시, 근거 없는 유언비어, 선동적인 내용, 유사·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경우, 기타 해당란의 설정취지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등 예고없이 글이 삭제될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글작성시에 주민등록번호, 개인 연락처등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타인의 저작물(신문기사, 사진, 동영상)등을 권리자의 허락없이 복제하여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에는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함으로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게시물에 대해 별도 회신을 드리지 않습니다. 회신이 필요한 질의 등 민원은 '민원마당 (http://eminwon.molit.go.kr/)' 코너를 이용해 주시기 바라며, 여론광장(자유게시판)에 게시된 글은 인터넷에 개방되어 포털 및 검색사이트에 공개될 수 있으니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게시물 상세보기
제목
4 대강 공사 현장
이름
이부용
등록일
2010-07-08
조회
1954
숭어 떼들을 쫓아낸 침묵의 시체들/ 4대강 살리기 공사 현장

이부용(영문학 박사, 시인)


필자는 강이 좋아서, 강의 흐름이 좋아서, 그 푸른 물결이 좋아서, 강상으로 피둥

피둥 뛰어 오르는 숭어 떼들이 좋아서 낙동강 가에 조그만 전원주택 하나를 지어

살아온 지 2년째이다. 바로 밀양시 초동면 검암리 곡강마을 언덕이 그 소재지이

다. 마음이 때 묻지 않은 이 마을의 허리를 적시고 흐르는 낙동강의 경전 같은

곡강(曲江)은 꺾이어 살라는 나의 어머니이고 사랑이다. 그러나 저녁 무렵이면

온 몸으로 춤추는 숭어들의 왈츠는 어느 날 사라지고 바로 그 강의 무대 위에

찢어진 나뭇가지들과 쓰레기들이 점령군처럼 진을 치고 시간을 포식하고 있는 지

가 거의 두 달이나 된다. 원인이야 어찌됐던 빨간 오탁방지막을 설치한 이후에 나

타난 곡강의 변화이다.

곧 치울 것이라고 기다려 온 두 달 만에 부산 지방 국토관리청 담당부서에 전화

를 걸었다. 필자는 그에게 아래 내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4대강 살리기 공사

는 국민이 선택한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벌이는 우리 현대사의 대 역사이므로

정부를 믿고 개인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필자는 보통 시민이다. 그러나 이 공사에

부정적인 입장의 사람들이 필자의 집에 와서 저 쓰레기들의 정체를 보고 나에게

타이르는 말들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바로 저것이 4대강 살리기 공사의

상징물이라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로 흐르는 저 강물에 선을 그은 빨간 오탁방지

막의 강제성은 오물과 쓰레기를 차단시키기는커녕 외려 오탁방지막을 넘어

흐르지 않는 강물의 시체로 남아 있을 뿐이다. 저 침묵의 시체들에 무감각한

주체들. 필자는 입을 다물었다.” 숭어 떼들도 그리고 숭어 떼를 쫒아낸 저 시체들

마저 보이지 않는 눈 먼 저 공무원들이 4대강을 살린다니 4대강의 안개 운명은

오탁방지막의 색깔처럼 빨강 신호와 더불어 슬픈 무적(霧笛)이 들려온다.“

전화를 걸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다. 공사 과정상 부득이한 사정으로, 뛰는 숭어

들을 잠시 쫓아내고 저 괴물들의 침묵을 도모했다면 나도 침묵의 편을 들었을 것

이다. 그렇지가 않는,4대강 공사 담당자들의 흐릿한 영혼의 문제가 강상에 드러

누워 있다는 공포감이었다. 먹을거리만 충족되면 즐거운 돼지는 저 주검의 시체

들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국민의 원성이 말벌 떼처럼 잉잉거리는 여론의 여울목

에서 공사 시작부터 배를 내밀고 앉아 있는 경제 만능주의는 테베시 교외의

스핑크스를 생각나게 한다. 4대강 살리기의 옳고 그름의 아리송한 질문에 오답

을 내린 내 영혼이 스핑크스의 제물이 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너무도 우울하다.

언덕 위의 하얀 물새알 같은 내 집이 신음소리를 낸다. 흐르는 강물을 멈추지

말라고. 정지된 저 침묵의 시체들을 어서 건져내어 묻어 달라고. 사라진 숭어 떼

들의 왈츠를 어서 보아야 한다고. 하얀 물새알이 새 생명으로 태어나 흐르는

강상을 날며 그를 노래해야 한다고. 그러나 신음소리를 들으려는 인기척은

아직도 없다
로그인 이나 실명인증 후에 의견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10점아이콘 9점아이콘 8점아이콘 7점아이콘 6점아이콘 5점아이콘 4점아이콘 3점아이콘 2점아이콘 1점아이콘
부산지방청 - 국민마당 - 국민여론 - 여론광장 코멘트목록
작성자 내용
데이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