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낙원인 삽교호에 한전에서 고압송전탑을 설치한다고 합니다. 고압송전탑은 전기를 효율적으로 이송하는 수단이기는 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과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현재 삽교호에는 여름 철새, 겨울 철새 할 것 없이 계절에 따라 많은 철새들이 쉬었다 가기도 하고 머물다 가기도 하는 곳입니다. 특히 이제는 텃새화가 되어버린 흰뺨검둥오리 같은 경우는 사시사철 삽교호를 머물며 소들섬을 근거지로 삼아 둥지도 틀고 새끼를 키웁니다. 삽교호에 각종 철새가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먹이도 먹이이지만 탁 트인 넓은 수변 공간이 이착륙할 때 활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거진 갈대숲은 편안한 쉼터와 잠자리를 제공합니다. 삽교호 소들섬에 고압송전탑이 설치된다면 더 이상 철새들이 찾아오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첫째는 덩치가 큰 고니, 기러기, 두루미, 저어새 등이 이착륙할 활강 공간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소음입니다. 전선의 저항 때문에 발생되는 진동음은 사람도 듣기에 거북하지만 철새들도 싫어합니다. 셋째, 자연경관입니다. 삽교호 한가운데 있는 소들섬에 고압송전탑이 설치된다면 그간 목가적이고, 한적한 수변 풍광은 사라지게 됩니다. 철새들의 입장에서 소들섬에 고압송전탑이 설치되는 것은 인천공항 활주로 옆에 고압송전탑이 들어서는 것과 마찬가지 일 것으로 봅니다. 당장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장래를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송전 방식을 고압철탑이 아니라 지중화를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