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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고] 용산공원, 한미 동맹 70년 상징

[파이낸셜뉴스 기고] 용산공원, 한미 동맹 70년 상징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는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래 한미 동맹 70주년인 올해까지도 한미 행사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모토이자 전통적 구호다. 구호와 같이 그동안 양국은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향을 주고받았고 그 결과, 세계 최빈국이자 원조국이던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며 미국과 국제, 정치, 경제, 군사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국가’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70년간의 공고한 관계를 그 태동기부터 오롯이 담고 있는 곳이 바로 용산 개리슨(Garrison), 즉 용산기지다. 남산 아래 둔지산 자락에 자리한 용산기지는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인 약 243만㎡로 축구장 340개가 들어갈 만한 면적이기도 하다. 그 크기만큼 입지적 특성이나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용산기지는 주한미군으로부터 전체 부지를 돌려받은 이후 ‘용산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은 단절된 남산과 한강을 녹지-수경축으로 연결시켜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허파의 기능을 할 것이며, 동시에 녹색국토환경과 미래 도시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국가 도시공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도시공원의 세계적 대명사인 뉴욕 센트럴파크(340만㎡)와 비견될 만한 크기에, 런던 하이드파크(140만㎡)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거대한 생태공원의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가 크다.

용산기지 반환은 2004년 한미 간 용산기지이전협정으로 평택 이전이 결정되며 시작되었다. 하지만 용산기지 내에는 다양한 군사시설뿐 아니라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의 생활 공간이 오랜 기간 자리했던 만큼 돌려받는 데에는 다양한 사안이 엮여있어 반환 협상은 상당 기간 제자리걸음이었다.

지지부진하던 반환은 2022년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속도가 붙었다. 이를 계기로 한미 간 합의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었으며, 그 성과로 지난해에 기지 전체의 약 1/3에 해당하는 면적을 반환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주변에 넓은 공간을 조성하여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라 국민께 약속드린 바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반환받은 부지 일부를 ‘용산공원 시범 개방’으로서 17일간 2만 2천여 명의 국민들께 선보인 바 있다. 또한, 금년 5월에는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인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이를 재조성하여 임시 개방할 수 있었으며, 지난달에는 미군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와 지원 시설들이 있던 부지를 약 2천㎡ 규모의 초대형 분수가 있는 ‘분수정원’으로 재탄생시켜 추가 개방하는 등 약 30만㎡의 공간을 알차게 구성해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용산공원을 온전히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용산공원을 방문하시는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오실 수 있도록 환경관리 역시 철저하게 진행되었다. 본디 용산어린이정원 구역은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그들이 살던 주택은 물론, 미군 자녀들이 반환 직전까지도 다니며 맘껏 뛰놀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있는 마을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들이 안심하고 살았던 거주 공간을 국민들도 충분히 안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환경부와 협력하여 정원 조성 준비 단계부터 환경안전성을 검증하였다. 또한, 그 안전함이 지속해서 유지되는지 면밀히 점검하고자 지난해부터 환경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수행 중이며 지속해서 안전함을 확인하고 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용산기지 반환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트인 만큼 국토교통부는 이제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계획한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는 공원이 단순한 생태적 공간일 뿐 아니라 개인과 사회공동체의 안녕을 유지해주는 사회통합의 수단이라 강조한 바 있다. 용산공원 역시 이 시대 우리 문화의 역량을 선보이고 미래 세대에게 국토를 어떻게 바라보고 운영해야 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자 어린이부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국민소통의 한마당으로서 우리 모두가 ‘같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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