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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씀] 공공기관장 회의(2017. 12. 18.)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무더위가 한창일 때 여러분을 처음 뵀었는데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 열망과 염원 속에 새 정부가 출범한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모든 국민이 보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생업이나 학업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8.2 부동산 대책, 주거복지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교통 공공성을 강화하고, 교통약자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스마트 시티,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추진체계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 국민들의 삶을 바꾸고 직접 체감하실 수 있으려면 공공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국민이 소망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공공기관의 역할과 책무는 국정과제를 통해 이미 구체화되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공성’이라는 것 역시 1차 공공기관장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여러분과 공유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그 과정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합니다.

공공성이 추구하는 정의와 공정성이 정정당당하게 사회적 합의 속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민주적 절차가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 이해당사자들, 사회적 약자들의 의견을 정책 과정에서 제대로 포용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정규직 전환 추진에 있어 근로자들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통로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지,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협의체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는지도 점검하고 확인해봐야 할 것입니다.

노·사·정 대타협의 대표 사례로 꼽는 ‘바세나르 협약’이 타결된 네덜란드에서는 회의를 의미하는 오벌레흐(overleg)*라는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 오벌레흐(overleg) : 논의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 참가자 모두 자신의 모든 의견을 ‘책상 위에 쌓듯이’ 꺼내놓고 합의할 때까지 회의한다는 뜻

이해당사자들이 모든 의견을 꺼내서 합의할 때까지 회의하고, 이를 통해서 내린 결론은 반드시 존중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합니다.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충분히 많은 협의와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결론이 도출되면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됩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이해당사자 간 논의의 진전 속도가 다소 더딘 감이 있더라도 더 자주 만나고, 더 많은 의견을 경청해 합의점을 찾아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과정을 충분히 거칠 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고 흔들림 없이 정책 추진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아울러 기관이 직접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와 같이 이해관계의 상충이 적은 경우에는 연내에 전환 결정을 마무리하여 정책의 추동력도 확보해 주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당부 하고 싶은 내용은 “안전”문제 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경인선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작년 구의역에서도, 올해 6월 노량진역에서도 발생한 유사한 형태의 근로자 사망사고가 또 다시 반복해서 일어났습니다.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 어떤 것도 국민의 한 사람인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할 수 없습니다.

특히, 국토교통 소관분야와 같이 국민 생활에 바로 안전 문제가 직결되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 있다면, 결국 국민 모두의 안전도 보장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는 관행 등을 포함하여 다시 한 번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동절기 사고 예방을 위해 철도, 도로, 공항 및 각종 시설물 등 각 기관이 관장하는 분야에서도 안전사고가 예방될 수 있도록 현장점검, 안전교육 등을 철저히 실시해 주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당부를 드리겠습니다.

지난 공공기관 워크숍 때 공공기관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 우리가 보고 싶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만들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채용비리 중간 점검 결과를 보면 공공기관에서 벌어진 불공정 행위는 한두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일어난 채용비리는 우리 청년 세대들의 좌절감을 야기하고, 사회 전반의 공정성과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행위입니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발본색원 될 수 있도록 제도와 조직 문화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문제인식을 공유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해 갈 수 있도록 기관장님들께서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정규직 전환의 성공적인 추진과 깨끗하고 투명한 조직 문화 등 우리가 원하는 목표는 단지 희망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의지를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가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참신하고 발전적인 의견을 많이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12. 18.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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