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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기고] 멈추지 않는 혁신으로 완성되는 '모빌리티 혁명'

  • 행사일2022-07-04
  • 담당부서디지털소통팀
  • 담당자송커라
  • 등록일 2022-07-04
  • 조회4226
  • 첨부파일
<전자신문(’22.7.4) - ET 시론 기고>

멈추지 않는 혁신으로 완성되는 모빌리티 혁명

원 희 룡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달 9일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강남 테헤란로에서 자율주행 택시 로보라이드의 1호 승객이 되는 영광을 누린 것이다.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강남에서 많은 외신기자에게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을 알렸다는 뿌듯함과 운전자 없이 복잡한 도심을 누볐던 특별한 기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자율주행 기술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문을 여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지금은 ‘모빌리티(Mobility)’ 시대다.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에어택시라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로봇·드론 배송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물류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버스·택시도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모빌리티 시대에는 우리 이동의 유형과 빈도뿐 아니라 생활 양식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이미 인류는 이동의 변화로 삶이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경험한 바 있다. 1886년 최초의 양산형 내연기관 자동차가 세상에 선보인 지 136년이 지난 지금, 자동차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 많은 사례 중 하나이다. 이제 또 한 번의 변화가 우리를 기다린다. 혼잡한 시내 한복판에서 운전자 없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일상이 되는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모빌리티 시대에서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공급자 관점에서 획일적인 노선과 시간 위주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 관점에서 누구나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혁신적인 이동 수단과 서비스가 나타나고, 우리 생활 양식은 물론 도시·건축과 같은 삶의 공간 구조도 함께 바뀔 것이다. 모빌리티 시대를 이동과 공간의 혁신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러한 흐름 앞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미래 변화를 정확하게 내다보고, 한발 앞서 준비하는 자세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고,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가 일상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래 변화를 정확하게 내다보고, 한발 앞서 준비해야 한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과 주요 기업들 역시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도 자율주행, UAM, 디지털 물류, 플랫폼 서비스 등 모빌리티 분야의 중장기 로드맵과 법·제도를 마련하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실제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아직 일상에서 모빌리티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일상 속 모빌리티 구현’을 위해 과감한 정책 지원을 펼치고자 한다. 특히, 민간이 혁신의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고 실증의 기회는 무한히 제공할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핵심 기술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는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이들이 유망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기업의 아이디어가 비즈니스 모델로 다듬어지도록 지원하고, 이들의 부족한 부분은 정부와 전문가가 채워주면서 유망기업으로 발돋움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공공 빅데이터를 민간이 더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공공데이터 개방에도 힘쓸 계획이다.

모빌리티 시대에 맞는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지능형 교통체계, UAM 전용 이착륙장과 공역 관리체계, 디지털 물류를 위한 스마트 물류망 등 새로운 모빌리티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들을 기존의 이동 수단, 인프라와 융복합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도시와 건축으로 대표되는 공간 인프라가 모빌리티 시대에 발맞추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방향성과 기준도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동차·반도체·IT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고르게 발전하였고 우수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모빌리티 선도국가로서의 기반과 자질이 이미 탄탄하다. 주무장관으로서 직접 자동차 안전기준과 지능형 교통체계 통신방식 결정 등 모빌리티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챙겨나가고 이와 함께 민간의 혁신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는 모빌리티의 큰 테스트베드이자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8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마련하여 국민에게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6월 30일 출범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의 민간전문가 27명과 함께 약 두 달간 자율주행, UAM, 디지털 물류, 모빌리티 서비스 등 4개 분야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정책들을 논의하고, 이를 로드맵에 담아낼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유망한 새싹기업과 청년층 등 민간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바꾸고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이 일상에서 모빌리티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자 한다. 공간과 이동의 혁신으로 국민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 새로운 세상을 그리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생각에 벌써 가슴이 벅차오른다.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가 그랬던 것처럼 모빌리티가 없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 있다. 강남대로에서 느꼈던 뿌듯함과 감동을 대한민국 어디서나 국민 누구나 누리게 되고, 우리의 혁신적인 성과들이 전 세계로 널리 퍼져나갈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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