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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씀] 영등포 쪽방촌 정비방안

안녕하십니까?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입니다.

지난 연말, 이곳 영등포 쪽방촌에
새 생명이 태어났다고 합니다.
반갑고 귀한 소식에 이어
경자년 새해, 또 한 번의 희망을 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쪽방촌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그간의 고민과 노력들이
오늘의 결실을 맺기까지 함께 뜻을 모아주신
박원순 서울시장님, 채현일 구청장님,
변창흠 LH 사장님, 김세용 SH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해주신
김영주 의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도시의 화려함 뒤에는
쪽방촌이라는 눈에 띄지 않는 빈곤의 그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화장실은 커녕 몸을 씻을 공간도,
온수와 난방도 허락되지 않는 곳입니다.
한 평 안팎의 비좁고 낡은 공간은
늘 화재와 범죄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쪽방은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노숙 직전의,
우리 사회 가장 낮은 주거지입니다.

그럼에도 쪽방촌 주민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도록
뒷받침해 오신 분들이 계십니다.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님, 요셉의원 조해붕 원장신부님,
토마스의 집 김종국 신부님,
영등포 보현종합지원센터 임도영 센터장님,
영등포 쪽방 상담소 김형옥 소장님,
옹달샘 드롭인센터 박성곤 센터장님이십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공간에서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함께 해온, 든든한 이웃입니다.

그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오늘 함께 자리해 주셔서
정말 기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그동안 ’주거복지로드맵’ 등을 통해
주거 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쪽방촌은 아직 우리 사회의 빈곤과
어두운 그늘 한편에 남아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주거복지의 사각지대였던
쪽방이나 고시원 같은 비주택 거주자를 위한
주거지원 강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쪽방촌 주민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해드려도
보증금이나 이사비가 없어 입주를 포기하거나,

익숙한 동네에서
정든 이웃들과 계속 함께 살고 싶어
이주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쪽방 주민들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는
실질적인 주거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0년간 방치되어 왔던
1만㎡의 쪽방촌을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2015년 쪽방주민 이주대책이 부족해
정비사업이 중단되었던 만큼,
이번에는 지구 내에 先이주단지를 조성하여
쪽방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이주하도록 하고,
공공임대주택이 완공되면 재입주해
정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쪽방 주민들의 자활․취업을 지원하는
종합복지센터를 도입하고,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무료급식․진료 등을 제공해 오신
돌봄시설의 재정착도 지원해,
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겨우 몸만 뉘어 잠을 청해야 하는 공간에서
사람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정하는 최소주거면적 기준은
쪽방촌 주민들에게는 무용한 이야기였습니다.

새로이 마련되는 임대주택은
주거면적이 4.8평으로 2~3배 넓어지고
큰 부담이었던 월 임대료도 3~4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추었습니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위한 행복주택과
상업시설, 그리고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등포 쪽방 정비사업은
강제 철거되거나 쫓겨나는 개발이 아니라
포용하며 함께 잘사는,
선순환 구조를 가진
‘따뜻한 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을 존중하는 ‘최초의 개발’이며,
또한 이분들을 우리의 당당한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사회 재생’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우리나라의
주거복지가 성장하는
하나의 큰 걸음이 될 것입니다.

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과 민간돌봄시설이 함께
모범적인 첫 사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보다 세심한 주거복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난 연말 태어난 아기가
보다 안전하고 따뜻한 삶터에서
자라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인사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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