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건설현장 ‘부실 시공’ 우려
강추위 속 콘크리트 타설공사 강행 사후관리 안돼
최근 영하 5℃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일부 국도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강행, 부실 시공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29~31일 울진군 온정면 광품리~금천리까지 약 5㎞ 국도 88호선 선형개량 및 보수 공사현장엔 레미콘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며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한창이었다.
표준 시방서상 동절기 콘크리트 타설공사는 평균기온이 영상 4℃이하로 내려갈 경우 응결경화 반응이 지연돼 동결될 우려가 커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인 Y건설은 이틀 동안 오전 9시 기온이 영하 2℃의 강추위에도 불구, 오후 5시가 넘도록 노견에 파형강관을 묻고 그 위에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강행했다.
울진기상대가 밝힌 온정면의 기온은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다는 오후 2시경에도 영상 2℃를 밑돌았으며 30일과 31일 새벽에는 각각 영하 8.3℃와 7.4℃까지 떨어졌다. 여기에다 초속 10m안팎의 강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이런 강추위에도 불구, Y건설은 29일 오후 7시경부터 취재가 시작된 31일 오후까지 전체 55㎥의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무려 70시간이 넘도록 부직포 덮기 등 동해(凍害) 방지를 위한 사후관리와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은 채 강추위에 노출시켜 부실공사를 자초했다.
처음에는 부직포를 덮어 사후조치를 해 놓았다고 발뺌하던 현장 관계자는 증거를 제시하자 “연말인데다 공기도 빠듯해 급히 서두르다 보니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으며, 기온이 이만큼 떨어질 줄 몰랐다”고 해명해 안전관리 및 감리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건설교통부가 건설 과정에서 야기되는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발간한 공사시방서에도 반드시 동해 방지용 한중콘크리트로 시공해야하며 양생 중에는 콘크리트 온도를 5℃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공사현장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
주민 이모(58·온정면 소태리)씨는 “건설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살갗을 파고드는 강추위가 지속되는데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치고 몇 일씩 사후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본 사람은 누구나 부실공사를 지적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울진군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때는 부실공사를 우려,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현장에 감리사가 있는데도 불구, 부실공사가 버젓이 벌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대해 감리사 관계자는 “국도 88호선 구간에 공사현장이 많다보니 현장을 관리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으며, 콘크리트 부실시공에 따른 사후 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울진/김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