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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촌 지킴이의 눈물
이름
조영식
등록일
2021-09-05
조회
110
나는 10여년 전 내 고향 평택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당진시솔뫼성지 부근으로 이사와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있는 사람이다. 이곳으로 이주하게 된 동기는 오래전 김대건 신부님 탄생지 솔뫼성지에 여러번 성지 순례를 오게 되었고 인근 삽교호 소들섬 주변을 둘러보는 기회를 통해서 철새들의 낙원과 풍요롭게 보이는 넓은 들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농업인들의 생활을 보고 이곳에 살고 싶은 생각에서 정착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정착 초기에는 타향이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농업을 천직으로 알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주민들이 따듯하게 대하여 주어 이제는 이곳이 고향같은 생각이 든다. 8년전 이곳 분들이 한전에서 북당진 신탕정간 고압송전선로 건설사업 삽교호 소들섬 부근 통과 구간을 지중화 설치 요구를하며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투쟁하는 것을 보고 혹시 지역 이기주의는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지만 아름다운 삽교호와 소들섬을 지키고 살기 좋은 농촌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 주겠다고 하는 순수한 뜻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는 송전탑 설치로 인한 피해 주민은 아니지만 지중화로 설치해야 자연환경 보전지역인 이곳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그분들과 뜻을 함께 해오고 있다. 삽교호 소들섬 부근은 오래전 당진시에서 주민들이 농사 짓던 하천부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였고 삽교천 관광지와 연계한 자전거 도로와 교량까지설치하였다.
이곳 삽교호는 수질이 좋아 새우, 잉어, 붕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으로 어촌계 주민들의 소득원이기도 하다. 철새 먹이가 풍부한 이곳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이며 농민들이 볏짚 수확 때 볏짚을 썰어 철새 먹이를 준비하고 돕고 있는 철새 보호지역이다. 또한 당진시 테마관광지 9선코스중 1선과 2선에 선정되어 생태자원을 기반으로한 학생들 생태학습 공간이며 인근 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삽교호 중심부에 위치한 소들섬은 삽교호 방조제를 축조하기 전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 때 모래와 흙이 쌓이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무인도이다. 삽교호 소들섬은 가창오리와 두루미, 고니, 기러기 등 희귀종 철새까지 확인되었고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하며 서식하는 지역이다. 삽교천은 내포를 가로지르는 충남의 젖줄이고 소들섬은 당진의 보물이다. 이러하듯 삽교호와 소들섬의 가치는 무한하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이곳에 고압송전 철탑이 설치된다면 철새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죽음의 땅으로 변할 것이고 이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건강권, 재산권, 환경권까지 크게 위협 받고 그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국회의원, 당진시의원, 도의원께서도 지중화 설치 요구를 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대전국토관리청도 이곳에 환경적 보전가치가 크다고 인정되어 한전에 지중화 검토 요청을 하였다.

한전은 이미 북당진 변환소에서 평택고덕산단 변환소까지 서해 바다 속 깊은 구간을 지중화하였고 삽교호 소들섬 부근 신당리 구간까지 지중화 설치 공사를 하였는데 먼저 지중화 공사를 해야 할 환경보전지역에 고압 송전철탑 공사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는 한전의 행태는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행위이다.

최근 동해안 신가평 구간 한전송전선로 건설사업의 경우 그 지역 주민들이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백지화가 아닌 지중화 요구다.

나는 7월 12일 삽교호 소들섬 부근에서 지중화 설치 요구 한전 규탄 집회 현장에 참석하였다. 한전 측은 주민들과 벼를 재배한 논 주인이 지켜보고 있는 중에도 포크레인으로 40여일후 수확을 앞둔 조생종 벼를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려는 듯 짓밟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일찍이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 보듯 한전의 폭력성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수확을 앞둔 벼를 짓밟는 만행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벼는 사람이 먹어야 하는 쌀이고 생명이다. 그래서 농민은 벼를 자식같은 마음으로 애지중지 가꾸며 어린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의 마음으로 농부의 땀을 먹이며 키워오는 것이다. 나는 꿈이 아닌 이 처참한 현실을 바라보며 분노를 억제할 한계를 넘어 생명을 살려보겠다는 마음으로 벼를 짓밟는 만행의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중장비 작업을 중단할 것을 외쳤다. 이를 보고 두분의 여성과 대책위원장도 합세하였다.

금방이라도 밀어 버릴 것 같은 포크레인 시동과 매연으로 70세 나이에 위험을 느끼기도 하였고 폭염 속에 5시간 정도 대치하다 보니 갈증이 심했지만 참가자들이 전해주는 생수도 소변을 더 이상 참기 힘들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경찰은 농성을 풀고 나오지 않으면 강제 연행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하였지만 이곳에 반드시 지중화 설치가 이루어지고 벼를 수확할 수 있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버티었다.

포크레인 기사가 퇴근하면 농성을 풀고 함께 논에 나오려고 하였는데 결국 수십 명의 경찰 진압대원의 강제연행 작전으로 당진경찰서로 연행되어 업무집행방해법 위반 현행범으로 조서를 받고 밤 10시경 집에 도착 그날의 충격으로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검찰이 부르면 출두 준비를 하고 있는 중에 한전은 그날 집회로 인해 공사방해 손해배상 발생 비용 2천3백만원을 중장비 작업을 맨몸으로 막았던 5명에 청구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대책위에 재갈을 물리고 사는 집까지 압류하며 선전포고를 하는 모양새다. 한전은 벼를 짓밟은 행위는 정당하다며 이제는 야밤 중에 농민들 잠든 시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경찰은 생명을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노약자 농민에게 강제연행 과정에서 여성 농민은 맨살까지 노출되는 상황 흉악범 잡아가듯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것은 공권력 남용이고 과잉 진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날 경찰이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기에 한전 측에 농민을 자극하는 행위를 자제시키는 역할을 했어야 했다. 법치의 기준으로 피도 눈물도 없이 강제연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악법도 법이라고 외치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기원전 소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난다.

농자는 천하지대본이라고 했듯이 농심은 천심이고 천심과 소통하는 권력만이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었던 사실을 역사를 통해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민심은 작은 것에서부터 이반할 수 있다.

최근 한전의 송전탑 설치를 받아 드리고 마을발전기금을 챙기자며 추진하는 이웃 마을 일부 주민도 있다고 하여 대책위를 긴장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고압송전탑이 세워지면 지금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주민들로부터 원망과 비난을 어떻게 감당할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발전기금은 시간이 지나면 소모되지만 한번 세워진 철탑은 영원할 것이다.

이제 대책위도 지금까지 추진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한전과 대화를 나누고 반목하고 있는 분들과 만나서 지중화가 왜 필요한지 이해시키고 도움을 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평화롭게 살아오던 농촌마을에 서로 비난과 갈등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 집회 현장 과정을 지역 언론사를 통해 전국에 알려져 당진시민은 물론 많은 농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으며 당진지역 시민사회단체, 여성인권단체, 농민단체에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

이제 한전은 더 이상 선량한 주민에게 마을발전기금과 보상혜택이라고 하는 미명으로 현혹하지 말고 많은 시민들이 염원하는 송전선로 지중화 요구를 수용하기 바라며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환경과 지속 가능한 농업을 후손에게 물려줄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송전선로 지중화 결정이 확정되면 삽교호 소들공원에서 서로 손잡고 감격스러운 한마당 축제가 열리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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