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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기고] 2020, 교통안전 선진국 도약의 분수령

< 기고문, 헤럴드 경제(`20. 4. 23(목) 게재) >

2020, 교통안전 선진국 도약의 분수령

손 명 수(국토교통부 제2차관)

“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 회원국 중 32위.”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대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우리나라 성적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가총생산 등 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지표 10가지에서 모두 상위권 또는 중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교통 안전만큼은 최하위권 수준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 절반 줄이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프로젝트 시행 첫해인 2018년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42년 만에 3000명대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11.4%) 감축률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가 2017년 8.1명에서 지난해 6.5명으로 줄긴 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5.2명)의 약 1.3배 수준으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최근 발생한 상주-영천 다중 추돌사고와 순천-완주 사매2터널사고 등으로 맞춤형 도로교통 안전대책 마련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를 ‘2022년 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수준 달성’과 경제협력개발기구 교통안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분수령으로 삼았다. 이달 초 발표한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 대책’이 그 시작이다.

수년간의 교통사고 데이터에 기초해 위험요소별 맞춤형 전략을 세웠다. 특히 운전자가 안전속도로 운행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뒀다. 속도를 낮추면 사고위험이나 중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며 안전도는 높아진다. 실제로 제한속도를 60㎞/h에서 50㎞/h로 하향한 덴마크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24%나 감소했다.

우리도 도심부 제한속도를 낮추는 ‘안전속도 5030’제도를 연내에 서둘러 정착시킬 계획이다. 저속 운행을 유도하기 위해 회전교차로, 지그재그형 도로와 같은 정온화 시설도 함께 설치한다. 어린이교통사고 제로화를 위해서는 어린이보호구역에 신호등 및 무인 단속장비를 우선적으로 설치한다.

차량 소통 기능이 중시되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경우 도심부 도로처럼 제한속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도로 살얼음이 생기거나 비 또는 눈이 내리는 악천후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만큼 감속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를 위해 사고위험 구간은 기상상황에 따라 제한속도를 50~80%로 유연하게 조정하고 가변형 속도표지 등으로 운전자에게 안내한다. 또 과속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미지(심벌)와 과속 단속카메라 등을 활용해 실질적인 감속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보행자가 우선인 교통 체계, 운전자 및 사업자의 책임 강화 및 예방적 도로교통 인프라 개선 등도 다루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기조 아래 분야별로 신속하고 면밀히 후속조치를 추진할 것이다.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망자의 약 72%가 지자체 관리도로에서 발생했다. 실효성 있는 교통안전 대책이 되려면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의 의지와 노력도 함께 더해져야 한다. 시도별로 교통사고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 중심의 ‘지역교통안전 협의체’가 활성화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것이다.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며 자동차·도로 인프라에 대한 안전은 크게 향상됐다. 그렇지만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과 문화는 개선이 더디기만 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안전속도 5030, 보행자 안전문화 등의 정착을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나의 편의보다는 상대방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선진 교통안전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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